암흑에너지 6

시간의 화살: 엔트로피가 그리는 우주 진화의 방향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항상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이 불가역적인 흐름을 물리학에서는 종종 "시간의 화살"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 화살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원리가 바로 열역학 제2법칙, 즉 엔트로피 증가의 원리에 있다. 엔트로피는 시스템의 무질서도 또는 무작위성을 나타내는 물리량으로,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된 시스템의 엔트로피는 결코 감소하지 않고 항상 증가하거나 최소한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말한다. 이는 곧 자연은 질서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즉 확률적으로 더 많은 상태를 갖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 전체를 거대한 고립계로 볼 때, 우주 역시 이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끊임없이 무질서한 상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빅뱅, 낮은 엔트로피에서 시작된 우주의 여정 우주론에 따..

천문학 2025.08.22

우주 거대 공백(Cosmic Voids), 우주 구조의 숨겨진 설계자

우주 거대 공백, 즉 '보이드(void)'는 우주 전체 부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왔다. 우주론자들은 이 거대한 공백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우주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연구들은 이 공백이 단순한 '텅 빈 공간'이 아니라 우주의 거미줄 구조(cosmic web)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열쇠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이드의 탄생: 우주 초기 조건의 흔적 우주 거대 공백은 우주 초기 물질 분포의 미세한 불균일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약 138억 년 전 빅뱅 이후, 우주는 매우 균일한 상태였으나 양자 요동으로 인한 미세한 밀도 차이가 존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력은 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더 많은 ..

천문학 2025.08.14

우주의 새로운 눈, 제임스 웹을 잇는 미래 우주망원경들

허블 우주망원경이 우주 관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면, 그 뒤를 이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적외선 관측을 통해 우주 탄생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우주 탐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성공을 기반으로, 앞으로 우주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갈 새로운 망원경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제임스 웹의 성능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특화된 임무를 수행하며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할 것입니다. 다크 에너지와 외계 행성 탐사의 선봉장, 로마 우주망원경 **낸시 그레이스 로마 우주망원경(Nancy Grace Roman Space Telescope, Roman)**은 2027년 발사를 목표로 NASA가 ..

천문학 2025.08.13

우주론의 미스터리: BAO를 통해 본 '잃어버린 질량'의 비밀

우주가 탄생한 순간부터 현재까지, 우주론은 끊임없는 질문과 새로운 발견으로 진화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는 바로 **"우주의 잃어버린 질량"**이다. 우리가 관측 가능한 물질은 우주 전체 질량의 약 5%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은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약 25%)과 암흑 에너지(약 70%)로 구성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거대한 미스터리를 풀어줄 열쇠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바리온 음향 진동(Baryon Acoustic Oscillation, BAO)"**이다. 우주 초기의 물질 분포를 나타내는 BAO의 흔적과 현재 우주 물질의 실제 분포 간의 미묘한 차이는 우주를 이해하는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단서로 떠오르고 있다. 빅뱅의 메아리, BAO: 우주의 표준 자(S..

우주항공 2025.08.06

우주를 찢어발기는 미지의 힘, 암흑 에너지의 최신 연구와 우주의 미래

1998년, 천문학계는 역사적인 발견에 충격에 휩싸였다. 멀리 떨어진 초신성들을 관측한 두 연구팀이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는 중력에 의해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차 느려질 것이라는 기존의 예측을 뒤엎는 결과였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지의 힘, 즉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가정했다. 암흑 에너지는 물질을 끌어당기는 중력과 달리, 공간 자체를 팽창시키는 척력(斥力)으로 작용하며 우주 가속 팽창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암흑 에너지의 정체와 기존 우주 모델의 위기 수십 년간 암흑 에너지는 아인슈타인이 제안했던 '우주 상수(cosmological constant)'와 유사한,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일정한 ..

우주항공 2025.08.05

허블 상수 논쟁, 우주의 나이를 흔들다: '허블 텐션'과 우주론의 미래

우주의 팽창 속도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허블 상수'를 둘러싼 논쟁이 천문학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정밀 관측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우주 초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값과 현재 우주의 직접적인 측정값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심각한 불일치에 직면해 있다. 이른바 '허블 텐션(Hubble Tension)'이라 불리는 이 문제는 단순한 측정 오차를 넘어, 현대 우주론의 근간을 이루는 '표준 우주 모형(ΛCDM)'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우주의 나이는 하나일까,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물리학이 숨어있는 것일까? 두 개의 허블 상수, 두 개의 우주론적 위기 허블 상수는 우주의 팽창 속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값으로, 이 상수의 역수를 통해 우주의 나이를 추정할 ..

우주항공 2025.08.05